시화 및 영상詩

여름, 그 찬란한 허무

洪 海 里 2019. 8. 30. 07:09


♧ 여름, 그 찬란한 허무


洪 海 里



   

죽음을 앓던 고통도 허무도

뜨거운 태양 앞에선

한 치의 안개일 뿐.

또 하나의 허탈과

어둠을 예비하고

폭군처럼 몰고 가는 자연의 행진.

가을의 풍요론 황금 하늘을 위해

영혼의 불은 끝없이 타오르고

폭염으로 타는 집념의 숲

무성한 잎들의 요란한 군무소리,

모든 생애를 압도하는

천국의 바람

일상의 타협과 미련을 거부하고

폭풍으로 파도로

새벽의 꿈을 걸르던

경험의 손가락

무거운 열매를 접목하고 있었다.


-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 사진 : 요즘 한창인 여름새우란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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