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섭囁 - 도란도란

洪 海 里 2019. 12. 6. 11:38

 

- 도란도란


洪 海 里




술 마실 때 시끄럽게 굴지 말라고

술 마시고 야비다리하지 말라고

'섭'은 주도酒道를 이르는 도주道酒,

술의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

술의 멋을 가르치는 훈장이거라

술 마셨다고 함부로덤부로 굴지 마라

두런두런대며 하동지동하지 말거라

입이 셋이고 귀가 하나라면

가볍고 나직하니 어찌 정다울 수 있으며

그 이야기인들 어이 귀에 들리겠느냐

입 하나에 귀가 셋이니 얼마나 좋으냐!


'섭'은 토리土理 좋은 남도땅이 낳은 알[土卵]로

정성 다해 빚은 술이니

하늘 기운과 땅의 피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지 않았느냐

'도란도란'은 투명한 액체의 불

바로 자연이 낳은 용암이다

눈으로 마시면서

마음으로 먼저 취하거라

지딱지딱 마셔 취할 것이 아니라

네 몸과 마음 구메구메 좋은 기운으로

채워 넣어 줄 술이니라, 섭은!



섭 도란도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은 전남 곡성에서 토란을 원료로 만드는 40도 짜리

독한 술로 '토란소주 도란도란'이란 이름도 갖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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