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우이천牛耳川에서

洪 海 里 2020. 3. 6. 12:08

                                    

                            우이천牛耳川에서 / 洪 海 里

* 우이천 : 박제준 님 촬영(2023.02.28.).

 

 

우이천牛耳川에서

- 隱華

 

 

 

洪 海 里

 



봄이 와 우수雨水라고
물속에는 잉어가 떼 지어 놀고
위에는 원앙이 쌍쌍
손잡고, 팔장 끼고 나들이하는
우이천 산책로.

우리도 나이 들면 잔잔히 깊어지듯
우이천은 지즐지즐 흘러가면서
네 생의 우이를 잡아 꽃불을 밝히라고

낭떠러지 만나면 다시 힘을 얻으라고
영원을 향해 맨몸으로 말해 주네.

물은 날개도 지느러미도 없지만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귀가 있어
푸른 하늘을 안고
굽이굽이 부딪쳐 물거품 일구면서
오직 바다를 향해 줄곧 가느니,

지금 여기
이렇게 사뭇 흐르고 있는
너와 나
따로 없는 몸이 하나인 물은
쉬면쉬면 가도 뒤는 돌아보지 않네.

 

- 월간 《우리詩》(2020. 7월호)

 

* 원앙부부 http://cafe.daum.net/forest.interpreter에서 옮김.

 

*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다.
  뿌릴 때 나에게도 몇 방울 묻는다.
      – 벤저민 디즈레일리.

* 2020. 07. 25. 시수헌에서 열린 제385회 우이시낭송회에서 「우이천에서」 1, 2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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