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감상> 시안詩眼 / 금강

洪 海 里 2020. 3. 18. 16:55

시안詩眼

 

洪 海 里



한 권의 시집을 세우는 것은

시집 속 수십 편의 시가 아니라

한 편의 빼어난 시다.

 

한 편의 시를 살리는 것은,

바로,

반짝이는 시의 눈이다.

 

스스로

빛나는

시의 눈빛!

 

그 눈을 씻기 위해

시인은 새벽마다

한 대접의 정화수를 긷는다.

 

- 월간《우리詩》(2013. 11월호)

-『정곡론』(2020, 도서출판 움)

 

<감상>

 시의 눈은 냉정하나 따뜻한 마음이 숨었다. 글자와 글자 사이 빛나는

눈 한 번 스쳤다면 시 언저리 정도는 더듬은 것이요, 시의 눈에 맺힌

눈물을 감지하고 껴안은 이는 시를 제대로 만난 것이다.


 이때부터 홀로 눈뜬 방에 들어온 타인의 세계와 함께 산다. 새벽으로

당도한 기도를 받아적으면 한 편의 시가 된다. 더는 맑을 수 없이

정화수로 씻은 눈에 누군가 손 모은 마음이 다녀간 기억이다.

 - 금강하구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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