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감상> 정곡론 / 금강

洪 海 里 2020. 3. 20. 15:45

정곡론正鵠論

 

 洪 海 里

 

 

보은 회인에서 칼을 가는

앞못보는 사내

안 보이는데 어떻게 일을 하는지요

귀로 보지요

날이 서는 걸 손으로 보지요

그렇다

눈이 보고 귀로 듣는 게 전부가 아니다

천천히 걸어가면

보이지 않던 것

언제부턴가 슬몃 보이기 시작하고

못 듣던 것도 들린다

눈 감고 있어도 귀로 보고

귀 막고 있어도 손이 보는 것

굳이 시론詩論을 들먹일 필요도 없는

빼어난 시안詩眼이다

잘 벼려진 칼날이 번쩍이고 있다.

 

<감상>

  로 보고 손으로 보는 경지를 알지 못하나 내 몸에 꽂힌 말 한마디 부르르 떠는 시간 말의 꼬리가

흔들리다가 멈추는 시간까지 나도 함께 떨다 멈추고는 여운이 가라앉기까지 또 상상으로 호흡이

가빠진 적이 있다.


  새처럼 훨훨 나는 말 말들 맞혀 거두는 법을 알면 시론의 눈치도 필요 없는 시안을 가졌을 텐데

어쩌면 그도 누군가 쏘아올린 말에 가슴을 내어준 적 있으리라. 문장이 심장에 꽂히던 날부터 눈

감고 귀를 막았으리라.

- 금감하구사람.(http://blog.daum.net/rmarkdgkrntkfka. 2020. 0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