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반성의 봄

洪 海 里 2020. 4. 8. 06:39

반성의 봄


洪 海 里


부지깽이도 꽂아 놓으면

싹이 난다는 봄이 되면

몸도 마음도 다 벗고 사는 이 있다

흙은 자연의 자궁이어서

몸 불리고 부풀리는 씨앗이 있어

양수가 터지고 고고의 울음소리 들린다

새벽마다 무작정 길 떠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이가 있다

길은 늘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니

바람은 쉬었다 불고

강물도 가다 멈추는 듯 흐르나니

보이지 않는 가장 작은 생명으로부터

너무 커 안 보이는 생명체까지

울컥울컥 토해내는 숨소리 따라 가는 이가 있다


* 퇴고 중인 초고임.

                 꿈이 뭐예요?     


‘해송’ 씨앗이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자 땅을 뚫고 나왔습니다.

이 새싹은 지난해 강원도 고성 속초 산불로 타버린 땅에 뿌리를 내릴 예정입니다.

줄기마다 물방울을 달고 있는 모습이 다이아몬드로 수놓은 코르셋을 입고 있는 듯 영롱한 느낌을 줍니다.

곧 사철 푸르고 힘 있는 소나무의 기상으로 커나가길 기대합니다.
―강원 강릉시 연곡면 동부지방산림청 연곡양묘사업소 온실에서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동아일보 2020. 04.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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