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날 찾아온 날 나는 내게 없었다
洪 海 里
죽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살기보다 더 힘들다는데
어쩌자고
죽고 싶다 죽고 싶다 하는가
죽기 살기로 달려들면
밤이 얼마나 환하던가
길은 천지 사방 상하가 따로 없지 않던가
죽는소리, 죽는시늉도 하지 말고
가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데로
가라, 지금 바로 가라
숨 쉬고 있는, 눈 뜨고 있는
지금 여기가 극락이라는데
죽자 죽자 하지 마라
따로따로따따로 하며 크지 않았더냐
밤이 얼마나 환하냐
길이 보이지 않느냐
길은 어디에도 없어 환하다
네가 날 찾아오는 날 나는 내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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