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마지막

洪 海 里 2021. 7. 20. 16:53

마지막 

 

洪 海 里

 

 

11월은 둘이 하나 하나가 되는 달

11일은 둘이 평행선을 이루는 날

2020년의 이 날 오후

아내의 애잔하고 애절한 눈빛을 보고

오랜 눈맞춤을 했다

 

삼 년 반 누워 있는 동안 아내는 자주 눈을 깜박였다

깜박깜박 깜박이다

깜박대고 깜박거리곤 했다

 

그런데

이 날은 전혀 깜박임이 없이 계속 쳐다만 봤다

다시는 보지 못할 것같이

마지막으로 보는 것처럼

 

왜 그러느냐 해도 올려다보기만 했다

한참 눈맞춤을 하다

이상한 예감이 들어

눈물 한 방울 훔쳐 감추었다

 

그러고 나서

몇 시간 지난 다음날인 12일

새벽 두 시 반 

아내는 내 곁을 떠나갔다

 

손이라도 한번 잡아줄 것을

볼이라도 쓰다듬어 줄 것을

 

애이불비 애이불비

哀而不悲!

 

 

* 제주바다 노을 : 여국현 시인 촬영.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  (0) 2021.09.03
  (0) 2021.07.22
COVID-19  (0) 2021.07.09
장맛비  (0) 2021.07.05
인생  (0) 2021.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