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9월이 왔다고 8월, 너를 버렸다

洪 海 里 2021. 8. 31. 05:54

9월이 왔다고 8월, 너를 버렸다

 

洪 海 里

 

 

가을이 왔다고 여름, 너를 버리고

살아 있다고 추억, 너를 버렸다

친구가 있다고 적, 너를 버리고

기역자를 안다고 낫, 너를 버렸다

열매를 맺었다고 꽃, 너를 버리고

말을 했다고 침묵, 너를 버렸다

 

시를 썼다고 언어, 너를 버리고

마음 있다고 가슴, 너를 버릴까

알을 낳았다고 닭, 너를 버리고

치마끈 풀었다고 치마, 너를 버릴까

황혼이 왔다고 인생, 너를 버리고

겨울이 왔다고 가을, 너를 버릴까

 

아아, 나는 버릴 것도 하나 없는데

아아, 나는 버릴 것도 못 버렸구나!

 

(2006.09.01.)

 

* http://blog.daumlnet/pig59에서 옮김.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를 찾아서  (0) 2020.03.07
백서白書  (0) 2019.11.12
명편明篇  (0) 2019.10.02
<시> 시인  (0) 2019.10.02
솔개그늘  (0) 2019.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