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찾아서
洪 海 里
해 다 저문
섣달 초닷새
썩은 속 다 타 재 되고
빈 자리 가득 안고 있는
詩人이여
네가 내 속을 아느냐고
슬픔을 다 버린다고 비워지더냐고
하늘이 묻는다
눈물 있어 하늘 더욱 눈부시고
추위로 나무들의 영혼이 맑아지나니
시인이여
그대의 시가 닿을 곳이 어디란 말인가
가라, 그곳으로
물 같은 말의 알이 얼어붙은,
빛나는 침묵의 숲에서 고요한
그곳으로 가라
시인이여
아직
뜨겁고 서늘하다
깊고 깊은 시의 늪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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