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 홍해리
이번 시집 제목이 무엇입니까?
‘『비밀』’입니다.
시집 제목이 무엇이냐구요?
‘『비밀』’이라구요.
제목이 뭐냐구?
‘비밀’이라구.
젠장맞을, 제목이 뭐냐니까?
나 원 참, ‘비밀’이라니까.
- 출처 : 『독종』 홍해리 시집, (북인. 2012.
시를 읽으면서 포복절도를 하니 아내와 딸이
의아하게 생각한다. 아마도 홍해리 시인님의 시집 <비밀>을 출간하면서 출판사 담당자와 얽힌 얘기같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븐날, 시집간 딸 내외가
먹음직한 케이크와 맛있는 와인 한 병을 들고 찾아왔다.
출출하고 심심한 긴 밤에 웬 기쁨인가?
케이크를 자르고, 와인 한 잔을 마시니 ‘크리스마스 하이(Christmas high'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웃음을 멈출지 모르는 날보고, 아내는
아직도 ‘크리스마스 하이네’ 라며 함께 웃는데....
“ 아냐, 시 한 편이 이렇게 웃겨 죽이네..”
“ 하하하, 넘 재밌어 ”
크리스마스이브를 거쳐 성탄절까지 “크리스마스 하이”를 즐기며
하하하 하루 종일 웃고 있는 나, 식구들이 이상하다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지금 내가 즐거운 것은 한 편의 시, “불통” 때문이다.
"불통 하이"....ㅎㅎㅎㅋㅋㅋ다. ♣
*런너스 하이 : 달리기를 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흰구름 위를 달리는 것처럼
환희의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마라톤처럼 힘든 운동에서 느끼는 기쁨이라고
하는데 이를 일러 runners high라 한다.
이를 본 따서 “크리스마스 하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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