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멍 또는 개 같은 세상

洪 海 里 2021. 10. 13. 18:24

멍 또는 개 같은 세상

 

洪 海 里

 

 

마음에 멍이 들면

멍해지는가

아니면

멍 멍 멍

개가 되는가

 

오늘도 머엉하다

멍하니 하늘만 본다

멍멍 멍멍멍 개 짓는 소리

들린다 들린다 들린다

 

팔과 다리마다

거무죽죽 푸르접접

푸르죽죽 거무접접

겉에는 피 맺히고

속에는 탈이 나

검푸른 멍이 들었다

 

개만도 못한 세상

얻어맞고 부딪히며 살다 보니

멍멍대다 멍멍거리다

얼이 빠져 죄 없는 멍에를 메고 또 쓴다

 

이전泥田은 어디 있는가

나도 개라도 되어 구투狗鬪를 하자.

 

- 계간 《생명과문학》 2021. 겨울호(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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