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또는 개 같은 세상
洪 海 里
마음에 멍이 들면
멍해지는가
아니면
멍 멍 멍
개가 되는가
오늘도 머엉하다
멍하니 하늘만 본다
멍멍 멍멍멍 개 짓는 소리
들린다 들린다 들린다
팔과 다리마다
거무죽죽 푸르접접
푸르죽죽 거무접접
겉에는 피 맺히고
속에는 탈이 나
검푸른 멍이 들었다
개만도 못한 세상
얻어맞고 부딪히며 살다 보니
멍멍대다 멍멍거리다
얼이 빠져 죄 없는 멍에를 메고 또 쓴다
이전泥田은 어디 있는가
나도 개라도 되어 구투狗鬪를 하자.
- 계간 《생명과문학》 2021. 겨울호(제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