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허허虛虛

洪 海 里 2022. 4. 17. 10:55

허허虛虛

- 치매행致梅行 · 342

 

洪 海 里

 

 

아등바등 살아온 한평생

쪼글쪼글

말라붙은 빈 젖처럼 적막하다

 

허허 적적

허허 막막

쓸쓸한 텅 빈 들판

 

바라보는 내 온몸이 시리다

묵은지처럼 아득하기 짝이 없다

 

저릿저릿

은결든 가슴에 소름이 돋는다

 

그래도 눈빛은 숫눈길이라서

"잘 잤어? 배고프지?"

메아리 없는 내 말만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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