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무지개
洪 海 里
늙바탕에 한무릎공부했다고
깔축없는 것이 어찌 흔하겠는가
세상 거충대충 살아도
파근하고 대근하기 마련 아닌가
나라진다 오련해진다고
징거매지 말거라
한평생 살다 보면
차탈피탈 톺아보게 되느니
더운 낮에 불 때고
추운 밤에 불 빼는
어리석은 짓거리 하지 마라
씨앗은 떨어져야 썩고
썩어야 사는 법
때 되면 싹 트고 열매 맺느니.
- 월간 《우리詩》 2023. 1월호.
* 늙바탕 : 늙은 노인이 된 처지
한무릎공부 : 한동안 착실히 하는 공부
깔축없다 : 조금도 부족하거나 남는 것이 없다
거충거충 : 세밀하지는 못하지만 일을 대강 빠르고 쉽게 하여 나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대충대충 : 일을 꼼꼼히 하지 않고 적당히, 간단하게
파근하다 : 힘이 빠져 노곤하고 걸음이 무겁다
대근하다 : 견디기가 힘들고 만만하지 않다. 또는 '고단하다'의 방언
나라지다 : 피곤하여 몸이 나른해지다
오련하다 : 엷고 곱다
징거매다 : 해지지 않게 다른 천을 대고 대강 꿰매다
차탈피탈 : 이리저리 핑계를 댐
톺아보다 :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
- https://cafe.daum.net/today5 <오늘 문득>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