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詩碑
洪 海 里
저 크고 무거운 걸
어찌 지고 가려고
가벼운 시 한 편
그게 뭐라고
무거운 돌에 새겨
세워 놓았나
"늬가 시를 알아?" 하고
큰소리 칠 시인이 없나.
- 월간 《우리詩》 2025. 1월호.
* '시詩'라 하면 시요, '시인詩人'이라 하면 모두 시인인 세상이니 누가 뭐라 하겠는가!
세상에 시 아닌 글이 어디 있고, 시인 아닌 사람 어디 있는가?
* 우물 속의 달을 읊다 / 이규보(李奎報, 1168~1241)
詠井中月
우물 속의 달을 읊다
이규보(李奎報, 1168~1241)
山僧貪月色
산에 사는 중이 달빛을 탐내
幷汲一甁中
물 긷는 병에 달까지 길어왔네
到寺方應覺
절에 도착하면 비로소 깨닫게 되리
甁傾月亦空
병을 기울이면 달도 없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