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詩> 추석!

洪 海 里 2005. 9. 18. 06:41

추석
 

洪 海 里

 

차서 기울고

기울었다 다시 차면서
그대가

삶의 문턱을 넘어서기까지
천년도 더 걸렸다
치렁한 치맛자락
물 머금은 저고리 안섶
하늘하늘 하늘로

날아오르는
날개옷 스치는 소리
은분을 발라 치장한, 그대의
환한 얼굴
발그레한 볼
연연한 그리움으로

가슴에 금물이 드는
이 지상에서 그대를 본다
달아,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우이동 시인들' 20집『가슴속에 피는 꽃』(1996.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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