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화사기花史記』1975

<시> 아지랑이 3

洪 海 里 2005. 10. 29. 04:45

아지랑이 · 3

 

洪 海 里

 

 

죽은 풀이파리
하나
어깨에 메고
이슬 속에서 일어서고 있는
지구 위엔,

기침소리만 살아남은
허기진
사내들의 싸움도
죽은 벌판에서 돌아오고,

갑자기 일어서는
수 천의 아우성
떼로 몰려 싸움을 돋우는
갓 꽃피는 소녀들,

햇빛이 쓸고 간 풀잎마다
여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죽은 땅이 일어서고
다시 싸움을 돋우는
북소리
둥둥둥 깨어나고 있다.

 

-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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