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우리들의 말』1977
하늘의 무덤
만나지 못한 너의 넋을하늘에 띄우고돌아와아내는 밤새도록 앓고 있다.햇빛 한 번 못 보고햇빛에 풀려버린너의 눈빛이파아란 하늘못이 되었다.너의 눈썹이 달이 되고너의 입술이 바람이 되고너의 손가락이 꿈이 되어서햇귀같은 볼과 상긋한 숨소리로 살아 있다.달밝은 밤이면 달빛으로바람부는 날이면 바람으로별빛 깨어지는 밤이면 별빛으로파릇파릇 웃고 있는 너.그러나다 모두어 가린 구름장 너머서늘하니 서러운 나의 아픔이뿌연 안개로 풀려하늘로 하늘로 퍼져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