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안면도 승언리 뒷산기슭의 보리밭김매는 여인네들 가랭이 사이초록빛 물결이 일어서고 있었다기름기 잘잘 흐르는이랑 이랑마다파도를 타는 아지랑이달빛이 와 뒹굴던바다, 바다의 보드라운 가슴고무신 코와 속옷진달래도 망울지고맨몸으로 내리는 정오의 햇빛멀리 가까이 크고 작은 섬난초꽃이 지천으로 피어열 네다섯의 계집애들도바닷가에 나와 조개를 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