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점에 가까와질수록 차내엔 운전기사와 안내양 그리고 텅빈 공간의 쓸쓸함 불빛은 뒤로 뒤로 물러나고 서울의 변두리로 밀려나면서 어둠에 잠긴 낯익은 숲과 그 속에서 우는 소쩍새의 울음소리 소나무 바람소리를 귀로 맞으면 이방인처러 헤매이던 한낮의 거리 귀 아프던 귀울음이 어느덧 사라지고 가슴의 파도가 잔다 어둠 속 우뚝 서서 높이를 재는 인수봉과 백운대의 의연함 움쩍도 않는 하늘의 진리처럼 삼라만상을 품어 안은 채 도시의 지붕과 굴뚝 위로 아름다운 꿈과 평화를 고루 흩뿌리며 하늘의 별을 빛나게 한다 자정 가까이 종점부근에 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