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우이동 찬가

洪 海 里 2005. 11. 23. 04:54

 

 

 

우이동 찬가

 

 

하루의 먼지를 털고
솔밭머리 이르면
북한산 어스름이 꼬리치는 저녁답
고개를 들면
슬프도록 흰 백옥의 이마에서
서늘한 바람이 내려
우리들의 안섶을 여며 주네
천 사람 만 사람의 꿈으로 서 있는
은빛 보드랍은 저 빛나는 몸뚱어리
하늘까지 맑은 피가 돌아
죽어 썩을 살 아닌 사랑으로
절절히 울려 오는 저 소리
절정에서 뿜어나오는 투명한 빛으로
인수봉은 저녁녘의 우이동
골짜기 지창마다 등불을 밝혀
도심의 흐린 불빛을 차단해 주네
넉넉한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한밤에 문득 깊은 잠깨면
달빛에 젖어 떨어지는 새울음소리
지어라 지어라 너의 꿈을 지어라 우네
밤새도록 꿈 속에서 지어라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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