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자의 북』1992

<시> 말똥詩

洪 海 里 2005. 11. 25. 15:46
말똥詩
홍해리(洪海里)
 

입으로 싼 말
그건 말의 찌꺼기다
그건 똥이다
똥으로 쓴 시
똥시, 말의 똥시, 말똥시
말똥말똥 눈뜨고 있는 시
그건 똥시다
아, 똥시! 똥시?
動詩 --- 童詩 --- 그래
움직이는 시, 아이가 쓴 시
뛰는 시
달리는 시
가장 순수한 똥시
순수시
아, 온 세상이 똥이다, 잘 썩은
가장 잘 썩은 똥
냄새도 나지 않는 숙성한 똥
가장 깨끗한 입으로 싼 말
그 말로 쓴 가장 깨끗한 시
말의 똥으로 쓴 시
순수시여 말똥시여
아아, 똥시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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