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서평> 洪海里 시집 『淸別』

洪 海 里 2005. 11. 29. 13:35
洪海里 시집 『淸別』
홍해리(洪海里)
 

洪海里 시집 『淸別』(1989.11.東泉社刊)

洪海里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이 되는 『淸別』은 세 의미망을 깔고 있다고 보아진다. 하나는 「보길도 시편」들로서 주로 겨울섬과 바다를 떠돌면서 얻은 바다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들이, 두번째는 꽃과 주변적 인물을 대상 및 소재로 한 시편들로 엮어져 있고, 세번째로는 주변적 삶의 애환을 형상화한 소박한 생활 시편들로 묶여져 있는데 이들 시편들은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반도나 섬을 대상소재로 한 시편들은 예외없이 현장감이 넘치는 현지 취재를 통해 시로서 형상화 했다는 점에서 동태적(動態的) 역동감을 맛보게 한다. 그런가 하면 꽃과 인사를 노래한 시편에서는 시로 쓴 인간론이랄까, 주로 평소 가까이 하던 시인들이 대상으로 선택되고 혹은 인기 가수가 대상화 되고 있는데 시인과 가수가 다같이 가락에 의탁해 생을 연출한다는 동질성에서 선택된 듯 싶다. 또 꽃의 소재화는 평소 난을 기르면서 정적인 삶을 펼치던 소박한 인생태도를 꽃과 더불어 즉자적(卽自的)으로 교감한 자연친화적이랄까, 어떻든 자연감정의 순수발로 같이 보여진다. 또 「우이동 시편」들은 생활의 일상적 삶의 애환을 소박한 심회와 간절한 서정으로 변주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의 그의 정태적 삶의 한 단면을 보는 듯 싶다.
이 점에서 시집 『청별』은 세 모습으로 축약 제시될 수 있다고 보아지는데 하나는 현장감 넘치는 역동적 이미지와 둘째, 꽃과 인사에서 볼 수 있듯이 지극히 인간적인 즉자적 자연감정과 세째, 소박한 삶에 대한 애정의 형상화가 그것일 듯 싶다. 달리 말하면 시집 『청별』은 洪海里 시인의 인생관, 자연관, 생활관 같은 것이 문화적 측면을 빌어 시로써 제시되었다는 뜻이 되겠는데 시집 『쳥별』의 의미망은 바로 이 세 관점으로 집약될 것으로 여겨진다.
잔잔하면서도 불꽃 퉁기는 내연(內燃)의 시심을 일구는 그의 시정신과 이를 실감유리(實感遊離)로 여과 내지 승화시켜 다시 재구성해 내는 시적 상상력이 흡인력으로 작용하면서 동시에 인간애적 애정으로 확산되는 따뜻한 채온을 읽게 하는 설득력을 시집 『淸別』은 지니고 있다고 보아진다. 
(『문학예술』1990.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