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모깃불을 피우며

洪 海 里 2005. 12. 3. 05:25

 



모깃불을 피우며
    洪 海 里
     


 
   
 

 

 

모깃불을 피우며

 

洪 海 里

 

 

 

길가 잘 자란 다북쑥을 잘라 모았다
보릿집 불을 피워 쑥으로 덮으면
하늘 가득 별들이 쏟아져 내리고
앵앵대며 무차별 폭격을 하던
저 무정한 모기 떼가 눈물을 찍는
한여름밤 모깃불 향기로워라
오늘은 허위허위 고개 넘고 물 건너
강원도 홍천 고을 산마을에 와서
매캐한 쑥 타는 냄새에 다시 어려
옥수숫대 넘겨다보는 고향을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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