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5월은 가는데

洪 海 里 2005. 12. 3. 05:28





5월은 가는데


홍해리(洪海里)


 

만나면 고스톱에 날이 샌다 하더니
만나는 이들마다 돈 꿔달라 하더니
어디서 남자하고 만나는 걸 봤다더니
이디서 나오다가 눈에 띄었다더니
알토란 같은 두 아들놈 어떡하라고
늙은 모친 불러다가 살림시키는
택시기사 남편은 또 어떡하라고
소문은 꼬리 물고 돌고 도는데
달이 가고 해가 가도 소식은 없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산 저 산을
뻐꾹새만 뻐꾹뻐꾹 울어쌓누나
뻐꾹새만 저 혼자서 울어쌓누나.


-시집 『투명한 슬픔』(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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