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시> 장미원에서 1

洪 海 里 2005. 12. 3. 05:30



장미원에서 · 1


홍해리(洪海里)

 

이곳에는 장미꽃이 지천이었어
때없이 피던 장미들은 뿌리째 뽑히고
그 넋들이 가시를 달고 날아 올라서
인수봉 언저리나 백운대를 떠돌다
밤이면 그리운 마을의 길을 물어
이름만 남아 있는 장미원 고샅
꿈으로 깃을 치고 잠깐 눈을 붙이지
새벽이면 소스라쳐 돌아가면서
"이곳에는 장미꽃이 지천이었어"
지나가는 바람에게 한마디 하네.

 

- 시집 『투명한 슬픔』(1996)


'시집『투명한 슬픔』199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가얏고  (0) 2005.12.04
<시> 비유는 칼이다  (0) 2005.12.04
<시> 찬란한 세상  (0) 2005.12.03
<시> 5월은 가는데  (0) 2005.12.03
<시> 우이동 시인들  (0) 200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