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애란愛蘭』1998

<시> 남은 길

洪 海 里 2005. 12. 12. 05:26



남은 길
- 愛蘭

洪 海 里

 


가자, 벙어리 장님 되어 그냥 가자
가지나무 이파리 무당벌레야
저기 불덩어리 저녁놀 가슴 좀 보아
움찍 않고 달라붙은 무당벌레야
남은 길이 어둠으로 잦아들어도
움찍 않고 붙어 있는 무당벌레야
가자, 벙어리 장님 되어 그냥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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