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 벼락치다』2006

짧은 생각

洪 海 里 2006. 5. 1. 18:23

짧은 생각

洪 海 里

 


그리움은 꼬리가 길어
늘 허기지고 목이 마르니
다 사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야!
실처럼 금처럼 실금실금
기우는 햇살 같이나
우리는 하릴없이 서성이며
가슴에 울컥울컥 불이나 토할 것이냐
우도 바닷가 갯쑥부쟁이
겨우내 바다를 울리는 연한 보랏빛이나
갑도 절벽의 푸른 난을 기르는
맑은 바람의 눈물빛 울음이거나
파랑도의 파란 하늘을 밝히는
파도의 연연한 이랑이랑아
난초 하얀 향을 뿜어 올리는
고운 흙의 따순 가슴을 보아라
흔들릴 적마다 별이 뜨지 않느냐
그리움아, 하얀 그리움아,
눈이 먼 사람에겐 멀지 않은,
그리움은 허공에 반짝이는 섬이거니
간다 간다 휘적휘적 그 섬 찾아서.

(시집『봄, 벼락치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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