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 벼락치다』2006

빈집

洪 海 里 2006. 5. 1. 18:25

빈집

洪 海 里

 



집은 무너지기 위하여 서 있는가
집을 지키는 힘은 무엇인가
빈집은 왜 무너지는가
무너지는 집이 안타까워
거미들은 줄을 늘여 이리저리 엮고
귀뚜라미도 목을 놓아 노래 부르는
마당에는 개망초 멋대로 자라
들쥐까지 모여들어 둥지를 트는
찬바람 넘나들며 문을 여닫는
집이 무너지고 있다
너는 지금 어디에 나가 있는가
나는 빈 들판의 기우는 집이다.


(시집『봄, 벼락치다』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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