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밥 - 막걸리 홍 해 리 막걸리는 밥이다 논두렁 밭두렁에 앉아 하늘 보며 마시던 밥이다 물밥 사랑으로 마시고 눈물로 안주하는 한숨으로 마시고 절망으로 입을 닦던 막걸리는 밥이다 마시는 밥! - 『투명한 슬픔』(1996, 작가정신) 막걸리 洪 海 里 텁텁한 탁배기 가득 따라서 한 동이 벌컥벌컥 들이켜면 뜬계집도 정이 들어 보쟁이는데 한오백년 가락으로 북이 우누나 가슴에 불이 붙어 온몸이 달아 모닥불로 타오르는 숯검정 사랑 꽹과리 장고 지잉지잉 징소리 한풀이 살풀이로 비잉빙 돌아서 상모도 열두 발로 어지러워라 탁배기 동이 위에 동동動動 하늘. - 『투명한 슬픔』(1996, 작가정신) 막걸리 洪 海 里 할아버지 그을린 주름살 사이사이 시원스레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 쑤욱쑥 솟아올라 몸 비비는 벼 포기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