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도둑 가지 도둑 洪 海 里 대문 앞에 심은 가지마다 한마의 그것만큼 실한 흑자색 길둥근 열매가 달렸던 자리 어느 틈엔지 텅 비어 휑하다 되리의 소행일까 되모시의 행짤까 이곳이 텅 비었으니 그곳은 가득 찼을까 남 좋은 일 좀 했구나 가지 도둑 맞았으니 복 받을 일 아닌가. 『권커니 잣거니』(미간) 2022.07.14
자리 / 동양일보 2022.07.14. 자리 洪 海 里 나는 어디 있는가, 풀벌레 잣은 실로 지은 비단옷 입고 수평선 타고 가는 금빛 물고기와 노는 잠 못 드는 초록빛 영혼으로 비 갠 다음 무지개 빛깔로 길가 풀꽃 한 송이의 넓이를 차지한 하늘만 보이는 감옥 천야만야 수직 절벽의 해동청 떠 있는 자리, 그곳에 나 있다. - 동양일보 2022. 7. 14. 보도·가곡·문화글판·기타 2022.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