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변용詩篇 26

배비장裵裨將

배비장裵裨將 洪 海 里 I 한라산 된바람도 잠이 들도록 달리는 말 엉덩이를 빛내기 위하여 제주바다 푸른 물결 넘실대도록 안개 속에 벌거벗고 춤을 추기 위하여 풀꽃바다 울긋불긋 뭉개지도록 거웃으로 두덩불 다스리기 위하여 새, 하늬, 높새, 마파람결에 한낱 일순 파리목숨 날리기 위하여 세상 사람 모두 눈뜬 장님이 되도록 이제 물거품이 되기 위하여 어둠 속에 타는 불꽃 사그러들도록 허허허 허허허 크게 한번 웃기 위하여 II 나, 배서방, 비장으로서 초가삼간 다 태우고 빈대 한 마리 잡지 못 했으니 III 회오리, 소소리에 쓸리고 찢기운 채 굴러 떨어지고 깨어져 박살나고 말았느니 IV 오, 저 높은 담 깊은 속 피는 꽃을 보아라 온누리 타는 저 향기를 어이랴 해 저물면 어둠이 눈을 가리고 귀마저 막아버려도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