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새·섬·그림·여행·음식 249

산수유 그 여자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은 비슷하다. 진달래보다도 더 일찍 피는 눈 속의 매화나 동백 말고는 초봄에 가장 먼저 피우는 것도 같다. 그러나 비슷하다는 말은 어폐가 있다. 왜냐하면 산수유꽃, 생강나무꽃은 우선 색깔이 노랗고 멀리서 보면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산에서는 산수유를 볼 수가 없고 생강나무는 깊은 산은 아니더라도 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꽃모양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꽃이 다를 뿐 아니라 수피도 다르고 잎도 다르다.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은 둘 다 진달래나 목련, 벚꽃처럼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지만 산수유는 암수한꽃이며 생강나무는 암수 딴그루이다. 꽃 모양 또한 전혀 다르다. 생강나무꽃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암수 꽃 구분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뭉쳐 피며 꽃..

흰독말풀꽃

[사색의향기] 악마의 나팔, 천사의 나팔 -흰독말풀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2018-10-04 며칠 전 어린이집 앞을 지날 때였다. 유치원 꼬마 서넛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갔더니 순백의 종이로 만든 듯한 꽃을 신기한 듯 만져도 보고 향기도 맡아보곤 하는 것이었다. 도도하게 하늘을 향해 고개를 바짝 치켜든 채 활짝 피어 있는 꽃은 악마의 나팔(devil's trumpet)로 불리는 흰독말풀 꽃이었다. 아이들에게 '이 꽃은 악마의 나팔이란 별명을 가진 흰독말풀 꽃이란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왔다. 흰독말풀 꽃을 볼 때마다 나는 습관처럼 20세기 미국의 가장 독창적인 화가로 평가받는 '꽃과 사막의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