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작은 어렵다 / 릴리 마틴 스펜서
모든 시작은 어렵다 이은화 미술평론가 입력 2021-08-12 03:00수정 2021-08-12 03:00 릴리 마틴 스펜서 ‘어린 아내: 첫 번째 스튜’, 1854년. 새 신부가 생애 첫 스튜를 만들기 위해 부엌에서 양파를 까고 있다. 테이블 옆에는 손질할 채소가 잔뜩 쌓여 있고 냄비도 그리 크지 않은데, 계속 양파만 깐다. 어찌나 눈이 매운지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가사도우미는 어리둥절해하며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다. 신부는 왜 양파만 다듬고 있는 걸까? 호된 시집살이 중인 걸까? 릴리 마틴 스펜서는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 화가였다. 영국에서 태어나 8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독학으로 화가가 됐다. 19세에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땐, 천재가 탄생했다는 극찬까지 들었다. 스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