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새·섬·그림·여행·음식 240

홑동백꽃 / 여수 박주희 시인 촬영.

* 여수에서 박주희 시인 촬영. 2022. 03. 25. * Camellia :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대만을 사랑해!" 홑동백꽃 洪 海 里 내가 한 가장 위대한 일은 너에게 '사랑해!' 라고 말한 것이었다 젖은 유서처럼 낮은 울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는 네 입술이 내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나를 덮는 한 잎의 꽃 아지랑이 아지랑이. - 시집 『독종』(2012, 북인)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꽃무릇 천지 洪 海 里 우리들이 오가는 나들목이 어디런가 너의 꽃시절을 함께 못할 때 나는 네게로 와 잎으로 서고 나의 푸른 집에 오지 못할 때 너는 내게로 와서 꽃으로 피어라 나는 너의 차꼬가 되고 너는 내 수갑이 되어 속속곳 바람으로 이 푸른 가을날 깊은 하늘을 사무치게 하니 안안팎으로 가로 지나 세로 지나 가량없어라 짝사랑이면 짝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는 사랑이라서 나는 죽어 너를 피우고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가 나란히 누워보지도 못하고 팔베개 한 번 해 주지 못한 사람 촛불 환히 밝혀 들고 두 손을 모으면 너는 어디 있는가 마음만, 마음만 붉어라.

귀스타브 카유보트 ‘이에르, 비 효과’, 1875년.

* 귀스타브 카유보트 ‘이에르, 비 효과’, 1875년. ‘단비’ 같았던 화가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카유보트는 그림에 더 목말랐던 듯하다. 그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을 즐겨 그렸다. 빗방울과 강물을 사랑했고, 뱃놀이를 즐겼다. ‘이에르, 비 효과’는 그가 사랑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파리에서 부유한 사업가의 맏아들로 태어난 카유보트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화가가 되었다. 26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받은 막대한 유산 덕에 평생 여유로운 생활을 하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27세 때 그린 이 그림 속 배경은 이에르 강가다. 이에르는 파리의 외곽 도시로 예부터 귀족들과 부르주아, 예술가들의 휴양지로 인기 있던 지역이었다. 카유보트가 12세 때 그의 아버지는 이에르 강기슭에 땅을 사서 저택을 지었다. ..

파리로 가는 길

파리로 가는 길 감독: 엘레로어 코폴라 출연: 다이안 레인(앤 역)/ 알렉 볼드원(마이클 역)/ 아르노 비야르(자크 역 ) 개봉: 2017. 8. 일정에 없는 여정에 젖는다는 것은 설렘과 긴장감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직접 가지 못한 것에 대한 대리 만족의 즉흥적이고 낭만 가득한 프렌치 로드 트립이다. 영화 제작자인 남편 마이클과 프랑스 칸에 온 앤은 컨디션 저조로 헝가리 부다페스트 일정을 접고 남편만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마이클 사업 파트너인 프랑스 남자 자크는 미국 여자 앤을 칸에서 파리까지 픽업해 주기로 한다. "파리는 오늘 갈 수 있나요?" "걱정 말아요. 파리는 어디 안 가거든요." 칸에서 파리까지 7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대책 없는 1박2일의 일정 속에서 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