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길의 소네트 길의 소네트 洪 海 里 자벌레는 온몸이 길이어서 한평생 한 자 한 자 몸으로 세월을 재고 나무는 한자리서 천년을 가지만 새는 날개로 허공을 쓰다듬어 길을 지우며 길을 낸다 날개처럼 팔을 펼치고 잔 날 밤 나는 밤새 나는 꿈을 꾸었다 산꼭대기에서 앞 산머리로 날기도 하고 산 밑에서 .. 시집『독종毒種』2012 2010.01.19
<詩> 씹다 씹다 洪 海 里 씹을 것이 얼마나 많았던가 세상이 얼마나 질기고 단단했던지 이빨이 다 닳아 시리고 아프다 뭐든 손에서 입으로 직행하는 아이처럼 나도 씹고 싶은 것이 많았다 싶다 싶다 하면서 씹고 싶어 오징어 땅콩처럼 세상을 씹기도 하고 물 같은 세월을 씹기도 했다 입을 씹고 칼.. 시집『독종毒種』2012 2008.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