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인연 인연 洪 海 里 해질녘 속리산으로 가는 직행버스 차창으로 아주 잠깐 내뵈인 그의 가느다란 눈웃음 다실 <평화> 등나무 뒤에 숨어서 간질이듯 나의 시장기를 허물고 있네 누굴까 등나무 뒤에 숨어서 뵈일 듯 안 보이는 그는 해질녘 구름밭에서 혼자 거닐다 서천에서 내렸는지 몰라 엊.. 시집『투망도投網圖』1969 2005.10.25
<詩> 선화공주 선화공주善花公主 洪 海 里 종일 피릴 불어도 노래 한 가락 살아나지 않는다. 천년 피먹은 가락 그리 쉽게야 울리야만 구름장만 날리는 해안선의 파돗소리. 물거품 말아 올려 구름 띄우고 바닷가운데 흔들리는 순금 한 말 가슴으로 속가슴으로 모가지를 매어달리는 빛살 천년 서라벌의 .. 시집『투망도投網圖』1969 2005.10.25
<시> 시인 시인詩人 洪 海 里 그는 언사言寺의 주지住持, 말을 빚는 비구比丘. * 그림 : 이석조 화백. -시집『投網圖』(1969) * 원본임. 시집『투망도投網圖』1969 2005.10.25
<酒변잡기> 와인 감별 '고수와 하수 사이' 04/05/27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와인 감별 ‘고수와 하수 사이’ 얼마 전 동창모임에서 뜻하지 않게 와인 맛을 구별하는 테스트를 하게 됐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신 후 지역과 빈티지를 읊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순순히 내기를 받아들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날 한 친구가 들고 온 와인은 이탈.. 酒변잡기·洪錫珉 기자 2005.10.24
<酒변잡기> 진정한 와인 애호가의 조건 04/06/17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진정한 와인 애호가의 조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 여행’은 사진작가인 부인과 함께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섬의 양조장을 둘러보고 쓴 기행문이다. 이 책에는 싱글 몰트(맥아) 위스키 대신 블렌디드 위스키를 마시는 것을 두고 “천사가 내려와 아름다운 음.. 酒변잡기·洪錫珉 기자 2005.10.24
<酒변잡기> '눈물로 만든 술' 그럴싸하긴 한데--- 04/07/08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눈물로 만든 술’ 그럴싸하긴 한데… 퀴즈 하나. 다음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1. 여성이 남성보다, 젊은 사람이 노인보다 많다. 2. 생후 3개월 이내 신생아는 없다. 3. 육상에 사는 척추동물만 있다. 4. 생의 불가사의와 비밀을 알게 해준다(칼릴 지브.. 酒변잡기·洪錫珉 기자 2005.10.24
<酒변잡기> 칵테일의 추억 04/07/22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칵테일의 추억 그가 처음 칵테일을 접한 건 대학 신입생 때였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근처의 한 카페에서 한 여성을 앞에 두고 앉았다. 때는 더위가 막 시작된 초여름 오후. 그는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본 후 스크루드라이버라는 칵테일을 주문했다. 하필 왜 칵테.. 酒변잡기·洪錫珉 기자 2005.10.24
<酒변잡기> 내 멋대로 술 마시기 04/08/05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내멋대로 술 마시기 존 포드 감독의 1952년 작 ‘콰이어트 맨’은 아일랜드가 배경인 로맨틱 코미디다. 위스키를 처음 만들어낸 아일랜드는 위스키 숭배자들의 성지와 같은 곳. 이 영화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위스키 역사에 길이 남을 명대사가 나온다. 여 주인공.. 酒변잡기·洪錫珉 기자 2005.10.24
<酒변잡기> 술 앞에서 애간장 타는 주당 04/08/19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술 앞에서 애간장 타는 주당 주력(酒歷) 20년인 애주가 서모씨(39)는 보름째 술을 끊고 있다. “이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간이 회복불능”이라는 의사의 준엄한 경고를 들었기 때문이다. 당분간 저녁 약속은 무조건 피한다는 전략을 짰지만 며칠 전 술자리는 어쩔 수 없.. 酒변잡기·洪錫珉 기자 2005.10.24
<酒변잡기> 술자리의 주인은 술이다 04/09/02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술자리 주인은 술이다 술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술을 좋아하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좋아하는 편”이라고 대꾸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매우 원론적인 의문이 생겼다. ‘술을 좋아한다는 게 무엇.. 酒변잡기·洪錫珉 기자 2005.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