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 13

난초 / 정형무(시인)

난초 정형무(시인) 매란국죽 중에서 매화, 난초, 국화는 그윽한 향기가 제각각 일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려말 무렵부터 란을 재배하기도 하고 사군자 중 하나로 묵란을 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여성의 이름에도 ‘란蘭’이 들어가면 예쁩니다. 난설헌蘭雪軒은 말할 것도 없고, 제 경우에도 윤동주의 ‘패.경.옥’처럼 ‘란’과 함께 떠오르는 이름이 몇 있습니다. 신석정 시인도 그랬나 봅니다. 난蘭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난蘭이와 나는 작은 짐승처럼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짐승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같이 바라다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작은 짐승’ 중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병상의 아내에게 바치..

[스크랩] <시그림> 報春花 / 洪海里

報春花- 난초꽃이 피면 洪 海 里송림 사이 바람 간다햇빛 다사로운 남향 산기슭잔잔한 호숫가초가지붕 위 아침 연기 오르고,가난해도가난하지 않은 사람들몇 대 오손도손늘 정다운 이야기다숩은 모습 사랑홉다.커가는 자식들꽃 피면보듬고 감싸 안는하늘 땅지순한 지아비 지어미 보인다.걸친 것 없고화장기 없어도 화안하다끊이지 않는 노랫소리쉬임없는 춤사위소리없어도 천지 가득하고움직임 없어도 온누리 핀다.가까이 있으나떨어져 있으나마음은 하나초록빛 날개를 단 사람들하늘가를 하늘하늘 날다돌아와 호수에 제 모습 찾는다. 출처 : 블로그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 글쓴이 : 크레믈린 [원문보기]

[스크랩] <시그림> 난초밭 일궈 놓고

난초밭 일궈 놓고洪海里 지난 '92년에 펴낸 『은자의 북』에 이어 열 번째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를 이번에도 80편의 작품으로 엮었다.작품들은 지난 번의 시집에 수록된 시편들과 별 차이가없다. 작품의 배열도 호흡이 짧은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긴작품의 순서로 한 것도 동일하다. 詩는 짧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주제가 미리 정해진 경우에는 시가 자꾸 길어지는 병폐가 내게 있다. 이것을 치유할 비책을 찾아 다음에 내는시집은 정말 짧고 재미있어 읽히는 작품만으로 엮고 싶다.시를 쓰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詩는 사람이 피워내는 꽃이요, 영혼의 사리이다. 필생의화두인 業이다. 그 동안 에서 지내다 창을 열면 북한산의仁壽, 白雲, 萬景이 품에 안기는 곳에 의작업실 이 마련됐다...

[스크랩] <시그림> 난蘭

난蘭홍해리(洪海里) 삼경이러 네 곁에 서면어디서 묵 가는 소리 들리고꽃빛 심장을 드러낸 바람과바닷소리도 홀홀 날려오느니.별과 달과 모래알과나무등걸이 모여정한 물 한 대접에얼굴을 비추어 보고 있다.소리없이 부르는 노래동양의 고전이여,움직이지 않는 춤초록빛 의미로 쌓는 꿈이여.일어서다 스러지고스러지다 일어서는타다 남은 장작개비와휴지조각들의 꿈을 위하여,진홍의 혓바닥과은빛 날개,나부끼는 가는 허리겨울밤을 홀로서 깨어 있느니.(蘭苑. 54호.1980) 출처 : 블로그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 글쓴이 : 크레믈린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