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운선암 근처에서 운선암雲仙庵 근처에서 洪 海 里 진눈깨비 논두렁 밭두렁길을 곤두박질 바람 속을 헤쳐 가는 거미줄 세상의 낭낭떠러지 꽃들은 손끝마다 목숨 사르고 목탁새 찍어 우는 꽝꽝어둠을 눈물 속에 암자 한 채 떠메고 섰는 만리 밖 홀로 가는 쓸쓸한 사내 눈발 젖은 어둠 속에 비틀거리네. 시집『투명한 슬픔』1996 200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