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 20

시집『치매행致梅行』표사表辭 / 임 보(시인)

洪海里 시집『치매행致梅行』표사 시집『치매행致梅行』은 시인이 매달 10편씩 만들어 16개월 동안 월간《우리詩》에 연재한 작품들이다. 아내의 아픔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심경을 시인의 살과 뼈를 깎아 엮어낸 사랑의 시편들이다. 다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참회록懺悔錄이며 미리 기록해 둔 순애보殉愛譜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지아비가 한 지어미에게 쏟는 사랑의 경전經典이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경구警句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시사詩史에 오래 남을 빛나는 업적이 되리라 믿는다. - 임보 (시인) =================================== 시집『치매행致梅行』은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곁에서 돌보며 쓴 시인의 간병기다. 이는 은산철벽銀山鐵壁을 향한 기도의 노..

<임보론> 임보 시인을 말한다 / 洪海里

임보 시인를 말한다 洪海里(시인)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하물며 한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니 두렵고 막막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내가 임보 시인에 대해서 아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머릿속이 갑자기 텅 비는 느낌이다. 임보 시인은 누구인가?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는 지금 몇 시인가? “너, 임보! 참 미련ㅎ고 겁 많은 녀석! 한때는 천재이기를 바라고 시작했던 네 유년의 시, 생각하면 우습기 짝이 없는 게으른 둔재인 것을---. 열다섯 해 동안 끈질기게 써 모은 작품이란 것이 겨우 30여 편, 너, 임보! 지독히 형편없는 친구야!” 이것은 1974년에 나온 그의 첫 시집 『林步의 詩들 59 · 74』의 서문에서 앞부분..

<임보론> 映山紅과 꽃방석 - 林步의 시 「꽃방석」/洪海里

映山紅과 꽃방석 -林步의 詩 「꽃방석」 洪 海 里 林步는 도사다. 그를 생각하면 깊은 산 속에 있는 암자가 떠오르고 유유자적하는 선풍이 불어온다. 그는 북이 있으면 북쟁이요 꽹과리가 있으면 상쇠가 된다. 개량 한복을 입고 곱새춤을 추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꼽추다. 어려서부터 젖어온 남도 가락의 멋이 시에도 배어 있지만 그는 노래를 부를 때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가락을 뽑는다. 자신의 목소리로 자기의 노래를 불러댄다. 정직하다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남의 노래를 잘 부르지 않는다. 자기의 노래라도 부를 때마다 곡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그 중에는 이미 주변에서도 흥얼흥얼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을 비롯해서 몇 곡이 된다. 요즈음은 서울과 청주 사이를 오명가명 차 안에서 테입으로 듣고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