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를 지우다 2

주소를 지우다 / 경기신문 <아침시산책>

경기신문 / 2017.12.25. 주소를 지우다 -치매행致梅行 · 11 洪 海 里 소식을 보내도 열리지 않는 주소 아내의 이메일을 지웁니다 첫눈은 언제나 신선했습니다 처음 주소를 만들 때도 그랬습니다 첫눈에 반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내 눈이 사로잡은 아내의 처녀 아직도 여운처럼 가슴에 애련哀憐합니다 이제는 사막의 뜨거운 모래 위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내 사랑입니다 열어보고 또 열어봐도 언제부턴지 받지 않는 편지를 쓰는 내 마음에 멍이 듭니다. - 홍해리 시집 ‘치매행致梅行’ / 황금마루 ‘아내가 문을 나섭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왜 가는지도 모른 채 그냥 집을 나섭니다’로 시작되는 시인의 「다 저녁때-치매행·1」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했었다.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집에서는 세 아이와 여간 까다롭지 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