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타래난초 꽃의 여린 자태

洪 海 里 2007. 7. 22. 09:39

 

7월 들어 토요일 아침 7시에 모여 오름에 다니다 보니

오랫동안 8시에 가는 것에 익숙한 내가 늦는 경우가 많고

이상하게도 주말마다 비가 와 어제까지 세 번 다 신발을 적셨다.


어제는 오랜만에 어승생악에 올랐으나

안타깝게도 안개가 걷히지 않아 그 시원스럽게 보이는 한라산도

제대로 못 보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초등학교 총동문회 모다드렁 한마당 축제가

고향인 애월읍 곽지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제발 날씨가 좋아서 모처럼 준비한 행사가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좋겠다.  


오늘 올리는 타래난초는 언제 기회가 주어져

제대로 한 번 찍어 올리려 했던 것인데 모처럼 인연이 없어

이제는 거의 늦어버렸기 때문에 가다오다 조금씩 찍은 것을 모아 올린다.

오늘은 술날(酒日)이 될 것 같은데, 여러분들도 즐거운 일요일이 되길….

 

 

♧ 타래난초는 


외떡잎식물 난초목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잔디밭이나 논둑에서 자라는데, 높이 10∼40cm 정도이다.

뿌리는 짧고 약간 굵으며 줄기는 곧게 선다.

뿌리에 달린 잎은 주맥이 들어가며 밑부분이 짧은 잎집으로 된다.


줄기에 달린 잎은 바소꼴로서 끝이 뾰족하다.

꽃대는 줄기 하나가 곧게 서며 길이 5∼15cm이다.

꽃은 5∼8월에 연한 붉은색 또는 흰색으로 피고

나선(螺線) 모양으로 꼬인 수상꽃차례에 한쪽 옆으로 달린다.


포는 달걀 모양 바소꼴로서 길이 4∼8mm이고 끝이 뾰족하다.

꽃받침조각은 바소꼴이고 길이 4∼6mm로서 점점 좁아진다.

꽃잎은 꽃받침보다 약간 짧으며 위 꽃받침잎과 함께 투구 모양을 이룬다.

입술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으로서

꽃받침보다 길고 끝이 뒤로 젖혀지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난다. (네이버에서)

 

 

♧ 타래란 - 김내식


장마철 뒷산의 할머니 무덤가에

웃자란 잔디사이로 타래타래

핏빛 한을 꼬아 올리며

귀 열고 사방을 둘러본다.


신혼의 단꿈을 깨고

일본군 총알받이로 끌려간 임

6.25전장에서 소식 없는 유복자

죽어서도 기다린다.


이른 봄엔 할미꽃이

백발을 휘날리며 위로해주고

참꽃이 이산 저산 붉게도 피어나면

두견이 피 토하며 울어주나


밤마다 실타래 감아가며

한숨과 눈물로 삭이던 한을

저승가도 풀지 못해

빗속에 울고 있다

 

 

♧ 타래난초 - 홍해리(洪海里)

   

천상으로 오르는

원형 계단


잔잔한

배경 음악


분홍빛

카피트


가만가만 오르는

소복의 여인


바르르 바르르

떨리는 숨결.


 

♧ 타래난초와 한판 붙다 - 박남준


어지럽다 타래난초 때문이다 안간힘으로 비틀어야만 꽃을 피울 수 있는가 비틀린 것만이 타래난초인가 어떤 힘이 타래난초를 저토록 가두었을까 무엇이 타래난초를 저렇게도


타래난초에 갇혔다 저 진분홍의 유혹 같은 비틀림에 그 춤에 사로잡혔다 늪이다 맴돈다 저건 타래난초의 정체가 아니다 참을 수 없는 욕망이 아니다 삶이 이처럼 비틀린 채 내몰릴 수 있다니 비틀린 것들도 언젠가는 꽃을 피울 수 있는가 몸은 자꾸 낡은 수나사처럼 제자리를 헛돈다 이것은 나의 정체가 아니다 한 번도 단단하게 뿌리박혀보지 못한 발부리 끝이 갈 곳 없이 허전하다

 

 

♧ 타래란 - 김승기(夕塘)


어여쁜 꽃을 달고서도

무슨 심사가 뒤틀려 온몸이 꼬였느냐고

수군덕거리지들 말거라


지구가 자전 공전을 하며 허공을 맴도는

이 땅에 뿌리 내린 몸이니라


몇몇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흔들어 대는

광란의 몸짓

그 현란한 춤사위에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데

보잘것없는 몸뚱이 하나로 버티는 삶이

어찌 꼬이지 않을 수 있겠느냐


지금은 세월이 어지러운 땅이니라

삐딱하게 기울어진 지구 축이

바로 서는 날

배배 비틀린 이 몸도

말끔하게 풀릴 것이니라


그래도 몸은 꼬였을망정

뿌리까지는 뒤틀리지 않았느니라

 

 

♬ Bobby Vinton / Sealed With A Kiss

 

출처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 김창집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