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5집「牛耳洞 · 5」
<合作詩>
洗 耳 泉
세상이 시끄럽거든
우이동으로 오십시오
낯 뜨겁고 귀 간지러우면
세이천을 찾으십시오
세상소리 훌훌 털어 버리고
빈손으로 조용히 오십시오
왜 입을 닦으십니까
귀를 닦으시지
입으로 망한 사람은 있어도
귀로 망한 사람 없읍니다
귀를 닦으시고 저 소리 들으시오
산바람 소리도 들으시고
새 우는 소리도 들으시오
세상사람들이 배기 가스처럼 뿜어낸
욕심의 더러운 소리들을 씻다 보면
맑아지는 건 마음이래요
안 들리던 것 안까지 들린대요
안 보이던 것 안까지 보인대요
내 안 들으면 들리는 것 없고
내 안 보면 보이는 것이 없는 法
어디 들리는 소리, 들을 소리 있을까
세이천 가는 길에 하늘을 닦고
세상사람들의 마음귀를 널어 놓으니,
세이천가 늙은 솔 서너 그루
서로 고개 끄덕이며 하는 시늉
귀도 없는 우리는 무엇을 씻나?
바람결에 손 흔들며 배꼽 내놓고
기지개 하품하며 웃고만 있네.
*「洗耳泉」은 우이동 8번 버스 기점에서 느티나무 아래로 난
길을 따라 20분 가량 산을 오르면 만나게 되는 약수터로 물맛이
좋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음.
이번에는 辛甲善, 李生珍, 채희문, 洪海里, 林 步의 순서로 씌어
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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