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5집 '합작시'「洗耳泉」

洪 海 里 2008. 7. 3. 13:51

<우이동 시인들> 제5집「牛耳洞 · 5」

 

<合作詩>

 

洗 耳 泉

 

세상이 시끄럽거든

우이동으로 오십시오

낯 뜨겁고 귀 간지러우면

세이천을 찾으십시오

세상소리 훌훌 털어 버리고

빈손으로 조용히 오십시오

 

왜 입을 닦으십니까

귀를 닦으시지

입으로 망한 사람은 있어도

귀로 망한 사람 없읍니다

귀를 닦으시고 저 소리 들으시오

산바람 소리도 들으시고

새 우는 소리도 들으시오

 

세상사람들이 배기 가스처럼 뿜어낸

욕심의 더러운 소리들을 씻다 보면

맑아지는 건 마음이래요

안 들리던 것 안까지 들린대요

안 보이던 것 안까지 보인대요

 

내 안 들으면 들리는 것 없고

내 안 보면 보이는 것이 없는 法

어디 들리는 소리, 들을 소리 있을까

세이천 가는 길에 하늘을 닦고

세상사람들의 마음귀를 널어 놓으니,

 

세이천가 늙은 솔 서너 그루

서로 고개 끄덕이며 하는 시늉

귀도 없는 우리는 무엇을 씻나?

바람결에 손 흔들며 배꼽 내놓고

기지개 하품하며 웃고만 있네.

 

*「洗耳泉」은 우이동 8번 버스 기점에서 느티나무 아래로 난

길을 따라 20분 가량 산을 오르면 만나게 되는 약수터로 물맛이

좋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음.

 이번에는 辛甲善, 李生珍, 채희문, 洪海里, 林 步의 순서로 씌어

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