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 제7집 '끝머리에 붙여'
끝머리에 붙여
우이동에도 90년대의 봄은 왔다.
뒷산 인수봉 아래 꽃병풍이 펼쳐지고 우리들은 일곱 번
째 시집을 엮어 내놓는다. 앞으로 더욱 잘 익히고 걸러서
우이동 자연에 걸맞는 작품으로 「牛耳洞」을 꾸미고자
한다.
80년대를 보내면서 <牛耳洞>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
었다. 한 형제처럼 지내던 동인의 숫자가 다섯에서 넷으
로 줄었다. 그 동안 막내로 열심히 참여했던 신갑선 시인
이 개인사정으로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다.
또한 매달 마지막 금요일 오후 7시 덕성여대 입구에 있
는 「난다랑」에서 갖던 <우이동 시낭송회>도 20회를 고비
로 변화를 갖게 되었다. 그간 20회까지 시낭송회를 위해
도와 주셨던 시인, 후원자, 참여해 주신 독자 여러분들에
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함께 올린다.
그러나 <우이동 시낭송회>는 동인지 「牛耳洞」이 나오는
봄가을로 1년에 2회씩 이어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0월부터 인사동에서 <한넋 예술마당>이란
이름으로 매달 첫번째 토요일 오후 4시에 예술잔치를 벌
이고 있다. 시와 국악(대금, 단소, 거문고, 가야금, 피리
등등)과 전통무용으로 짜여지는 <한넋 예술마당>은 동양
화가이자 대금 연주자인 송성묵씨의 화실 <茶墨室>(천도
교 수운회관과 수협 건물 사이의 골목길로 50m쯤 따라
들어가면 마주치게 되는 옛기와집, 속칭 민대감집에 있
음. 전화는 733-1310)에서 매번 5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가족적인 분위기로 이어 오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
는 이 잔치에 여러분들의 동참을 기대한다.
이번 합작시의 주제는 「우이동 사계」로 정하고 춘하추
동의 우리 마을을 그려보기로 했다. 우리 금수강산 어디
에 사계가 없는 곳이 있으랴만 우리 동네의 사계를 다시
한 번 주목해 주시길 바란다. 이곳은 시내보다 평상 기온
이 1~2도쯤 낮으며 봄이 가장 늦게 오고 눈이 제일 먼저
오는 곳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가장 순수하고 다정스런 마음을 모아
단촐하고 뜻있는 동인지를 엮어 나가고자 한다. 숱하게
태어나 명멸하는 단명의 모임이 아닌 든든한 뿌리로 피워
올리는 꽃이고자 우리 동인들은 열과 성을 다할 작정으로
<牛耳洞>의 숲을 가꿔 나갈 것이다.
<洪海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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