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7집 '합작시'「우이동 사계」

洪 海 里 2008. 7. 3. 14:59

<우이동 시인들> 제7집「牛耳洞 · 7」

 

<合作詩>

 

우이동 사계

 

강남땅 목련꽃이 질 무렵에야

우이동 나무들은 시한폭탄 시간을 잰다

너울너울 춤을 추는 연초록 바람

북한산 병풍마다 색채 전시장

초록 파랑 노랑 하양 보라 연분홍!

 

오뉴월 우이동은 눈도 시끄러

물푸레 고로쇠 오리 벚나무

녹음방초 어우러져 키재기하다

소귀봉 소나무 속것 내밀자

세이천가 상수리 떼 삿대질하네.

 

먹지 않아도 살 것 같다는

희망이 낙엽을 밟을 때

다람쥐는 서둘러 도토리를 흙에 묻는다

낙엽을 밟으면서도 눈을 밟고 싶다는 실어증

시인은 그런 자유 때문에 태어난 것일까.

 

우이동 겨울은 서울에서 가장 춥지만

눈 오는 날은 제일 훈훈하다네

온마을 온통 눈꽃이불 덮고

맨살 나뭇가지들도 찬바람 호호 지우며

뿌리마다 열심히 봄꿈 길어올린다네.

 

*이 합작시는 춘하추동의 사계를 네 사람의 동인이 맡아 그렸다. 홍해리가 봄을,

임 보가 여름을, 이생진이 가을을, 그리고 채희문이 겨울을 엮어 우이동의 사계를

한꺼번에 펼쳐 보았다.

(지난호로 신갑선 동인이 떠났다. 이제부터는 네 명이서 모임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