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12집 '시작 노트'

洪 海 里 2008. 7. 5. 19:09

시작 노트

 

 어느새 12권째의 우이동 시집이 나오다니!

 마치 열두 고개를 넘어온 것같이 숨이 차면서도 감개무량하다.

 그 동안 우이문우회 회원들이 앞에서 끌어 주고, 뒤에서 밀어

주고, 옆에서 손잡아 주고……, 그런 동행들의 사려 깊은 우정

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내 꼴에 벌써 도중 下山하고 말았겠지.

 항상 북한산 맑은 이슬 같은 시를 쓰고 싶었지만, 되돌아보니

그렇지 못한 아쉬움의 발자국만 구비구비 이어져 있는 것 같다.

 그런 아쉬움은 이번 12집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나 우이동 무공해 시인들이여, 앞으로도 끈끈한 정으로

나를 이끌어다오. 북한산처럼 변함없이…….

                                                                    - 채희문

 

 창작은 혼자만의 작업이다. 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은 햇빛과

수분과 공기와 영양분의 덕이겠지만, 꽃을 만드는 것은 나무 혼

자만의 일이듯이.

 감나무를 보면 감을 맺고 싶고, 밤나무를 보면 알밤처럼 벌고

싶다.

 「우이동 화실」에서의 칩거가 내게 탈진했던 창작의 기운을

되찾게 해주어 다행스럽다.

                                                                     - 洪海里

 

 律의 副題를 버리기로 한다.

 4마디의 짧은 詩(우선 四短詩라고 불러 본다)를 시도해 본

다. 時調보다는 자유스런 準定型詩로 발전시킬 수는 없을까?

뜻있는 분들의 동참을 기대한다.

                                                                     - 林 步 

 

좋은 시는 내가 어떤 소속에서도

완전히 떠났을 때 얻을 수 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종교에서 떨어져 있는 거,

그리고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풀잎이면 좋다. 나는 누구의 남편도 아니고

누구의 아내도 아니다라고 했을 때의 잉태,

사생아 같은 것, 그것은 태어나게 하는 자세,

그래서 나는 정처없이 떠난다.

혼자라고 주장하는 사기꾼이다.

                                                                      - 李生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