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洪 海 里
소복을 한 젊은 여자가
달빛과 달빛 사일 오가며
천상에서 바랜 옥양목 한 필을
산간에 펼쳐 널고 있다
겨드랑이 아래로 사태 지는 그리움
저 서늘한 불빛으로 달래며
천년을 사루어도 다 못할 정을
하얀 꽃으로 피우고 있다
달이 이울면 산이 쓸리고
반쯤 젖어 흔들리는 고운 목소리
알몸의 어둠을 하얗게 밝히고 있다.
'꽃시집『금강초롱』(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蘭 (0) | 2009.02.01 |
---|---|
안개꽃 (0) | 2009.02.01 |
동국冬菊 (0) | 2009.02.01 |
꽃 피는 밤 창가에서 (0) | 2009.02.01 |
헌화가獻花歌 (0) | 2009.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