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詩> 들이곱다

洪 海 里 2009. 4. 30. 05:24

들이곱다

 

洪 海 里

 


동무네 집에 마을 갔다
집에 올라치면
"지금 늬 아버지 자지?"
"집에 가면 늬 엄마 보지?"
녀석들은 눙치듯 짓궂었다
이 말에 벌컥 화를 내면
능글능글 웃어 대는 녀석들
"야, 임마!, 늬 아버지 지금 집에서 낮잠 자고 있잖아!"
"집에 늬 엄마 없어? 집에 가면 엄마 보잖아!"
하며 계속 구박하듯 심술궂었다

왜 이 말에 화가 났을까
들이곱은 마음에 서러워서였을까

이제 아버지도 가시고
어머니조차 안 계시니

집에 가도 아버지 낮잠 자고 계시지 않고
어머니를 뵐 수도 없네.

 

 

* 어버이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잘난 자식들은 나이 든 부모를 동남아 관광 시켜드린다고 모시고 나가

그곳에 버리고 온다고들 합니다.

현대판 고려장이지요.

먼 옛날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가 산속 깊은 곳에 버리고 오려 하자

아들녀석이 지게를 가지고 내려가자고 했다지요!

아버지가 나이 들면 이 지게에 아버지를 지고 와야 한다는 자식의 말에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다시 지고 내려왔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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