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시> 새대가리들

洪 海 里 2010. 2. 23. 07:08

 

 

 

새대가리들

  

洪 海 里

 

 

새 까먹은 소리를 하지 않는 새는 귀엽다

새는 앉는 데마다 깃이 떨어진다

새도 가지를 가려서 앉는다는데

새 발의 피만도 못하게 날뛰는 것들

새것 헌것도 구별 못하는 새대가리들

새그물이나 쳐 잡아다 구어먹자고

새근발딱대는 내 꼴은 또 어떤가

소가 먹은 것을 새기듯

참뜻을 새기고 마음에 새겨라 할 일인가

새끼나 꼬라고 할 것인가

금방 새날 일을 가지고 역사를 운운하다니

새끼집에 다시 들어갔다 나올 놈들

새 바지에 똥 싸는 놈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도 모르고

날이 새고 밤이 새도록

새된 목소리를 높혀봤자지

새들어 정사를 이룰 놈 없다

새때도 되기 전에 처먹을 궁리만 하는 것들

새물내 나는 옷을 갈아입고

새벽 호랑이들 다 물러가거라

새벽닭 우는 소리 그리운 나라

새색시와 새서방에게 새수나는 나라 그립다

새싹은 아름답고

새끼는 모두 귀엽고 사랑스럽다지만

'새'자가 들어가도 꼴 보기 싫은 것들

어쩔 수 없다.

 

 

 


* 사진은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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